봉평 메밀꽃축제를 구경한 우리를 태운 버스는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향했다.

이름만 대관령이 아니었다. 바람의 세기가 차원이 달라. 춥기도 어찌나 춥던지.
양떼목장 입구로 막 들어서려고 할때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린 급히 옆에 있는 작은 휴게소로 들어가
굵은 빗방울을 걱정스런 눈길로 보면서 얼른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몇 분 지났을까... 비가 그치더니 언제왔냐는 듯 해가 비쳤다.

그 사이 비닐 우비는 깜짝 매출을 올렸더군.


도데체 양은 어디 있는거야

이거 양떼목장 맞아? 엉? 비가 와서 다 숨어버렸나... 생각하며 올라갔다.
거의 정상에 다다르자..

올라간 보람이 있었군.


비가 와서 그런지 달달 떨고 있었다.


오늘도 열심히 운동했구나



파노라마 놀이도 했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이뻤다.



바람이 정말 센 동네야.


바람이 너무 세서 바람이 부는 방향은 가지가 짧게 자라서 양쪽가지의 길이가 다른 모습.




기다렸던 건초주기~



건초 주는 모습을 친구가 찍어줬다.


내 친구의 손.



먹고 살기 힘들지?


갑자기 안개가 확 껴버렸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양꼬치'메뉴를 보며 우린 서로 '양을 구경했으니 이제 먹어보라는 거야?' 하면서 내려왔다.

신종플루의 여파는 축제의 모습을 조금 바꿔놓았다.
메밀꽃 축제에서도 곳곳이 임시 세면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양떼목장의 건초주는 곳 옆에는 물론이고.
휴게소든, 축제장이든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래 세면대에 있으면서 손을 열심히 박박 씼고 있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고.
위생수준은 올라갈 듯. 개인 위생이 철저해져서 수족구병이 줄었다는 소식도 있었고.
이런 습관이 계속 되길. 나도 계속 신경을 써야겠다.

그리고 안동 하회마을을 가고 이날도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휴게소의 수준이 정말 많이 높아졌다.
화장실의 수준도 그렇고 음식이 많이 맛있어졌다.  ^ㅂ^/
이날도 안동에 갔을 때처럼 팝콘치킨을 먹고 핫도그는 처음 먹어봤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서 사진은 없다... -~-;;

백신이 빨리 나와야 맞고 또 여행을 갈텐데...
이젠 날도 추워지고 웬지 걱정이 되서 겨울엔 여행을 갈지는 모르겠다.
사실 내가 걸리는 건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아. 다만 부모님과 다른 사람에게 옮길까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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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메밀꽃 축제& 대관령 양떼목장.

이번에도 파랑새 투어로 갔다. 가격은 29,000원 (전에 간 안동 하회마을은 19,900원이었지)

유난히 추웠던 날(9월 12일)이었다.
특히 대관령은 최저 17도, 최고 24도. 가디건을 입고가도 으슬으슬 떨어서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했었다.
다행히 넘어갔지만.

올해의 축제 풍경의 특징이라면 이것 아닐까.

2018이라는 숫자로 되어있는 디딤돌. 동계올림픽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겠지?

행사장의 꽃은 많이 져 있었다. 일주일전에 갔어야 절정이었겠지만 그래도.. 봉평에 처음 가서 메밀꽃 구경을 했으니 일단은 만족.


집에 와서 사진을 보니 효석 문학관이 없다;;;
규모는 작았지만 3천원이 결코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이효석 뿐 아니라 염상섭, 채만식의 오래된 판본들이 있고, 그 당시의 사진들과 각종 작가들의 친필들이
있어서 중고등학생때 배웠던 것들이 떠오르고 학생이 된 것 같았다.

효석문학관으로 올 때는 등산을 했었는데 내려갈때는 완만한 길을 이용했다.

내려오니 바로 식당이 하나 있었다.

시간도 점심때가 되어가고 있었고 먹어둬야 할 거 같아 들어갔다.


우리는 위쪽의 메밀쟁반국수 (2인: 13,000) 와 메밀전병 (6,000)을 주문했다.

단촐한 반찬.

내가 강원도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하지 않다고 해서 맛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열무와 무의 본연의 맛이 살리면서 간만 살짝 주어서 계속 손이 갔다.

메밀전병(총떡)

난 총떡과 메밀전병이 다른 것인 줄 았는데 총떡이 바로 메밀전병의 다른말이었다.
안에 들어있는 김치만두소와 겉은 바삭한 메밀~ 또 먹고 싶다아 *ㅂ*

메밀쟁반국수

딱 보았을 때에는 깨를 너무 많이 뿌려놔서 '맛이 없으니 그 맛을 가리려고 이렇게 많이 뿌린 걸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 고추장은 맵지 않으면서 맛있고 각종 야채들과 같이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조금만 걸으면 있는 이효석 생가로 갔다.

사실 이효석 생가는 좀 더 멀리있는데 사유지이고 많이 훼손되어서 여기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불을 떼고 있었다.

잎이 다 져서 저거 뜯어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그냥 가보았는데


색동 호박. 참외랑 호박이랑 접목한 거 같다.

노란 호박과 그 너머에는 수세미가 주렁주렁 (원래 사람들은 모자이크하려 했다가 표정들이 워낙 밝아서 놔두었다)


대관령으로 가기 위해 버스로 향했다. 축제장입구가 있는 도로에서 버스들이 있는 곳으로  가까워져 갈수록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우리가 간 코스 : '메밀꽃밭 -> 물레방앗간 -> 효석문학관 -> 원미식당(점심) -> 이효석 생가' 코스가 
한적하니 시골의 정취를 느끼며 웬만큼 볼 거 다 볼 수 있는 코스였다며 친구와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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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가 생겼다


대림미술관. 5년전즈음 오라버니가 나를 데리고 간 것이 처음이었다.
그 당시 '사진에 옷을 입히는 남자, 고초' 전을 하고 있었다.

출처: http://neolook.net/img03/03081309b.jpg

근육질의 남자의 뒷모습에 하늘하늘하고 하이얀 쉬폰 드레스라니. 그 옆에 놓여있는 구두까지.
저 남자는 쉬폰 드레스와 같은 여린 감성을 지니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참신했던 전시여서 기억에 남는다.

간만의 미술관 나들이.


하늘이 참 이뻤다. 이런 하늘의 아래를 슬렁슬렁 걸어가는 여유로움을 즐겼지.





 신문지상에서 나오는 사진들과 비슷비슷한 사진도 있었고 좀 더 파고든 것도 있었고..
인도의 태양열 조리기를 사진으로 자세히 보게 된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간척지의 모습을 엄청나게 큰 사진으로 출력해 놓은 결과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 곳에 서 있는 듯 하다.
작가가 그렇게 큰 규모를 보여준 것도 그걸 의도한 것일까.

사진으로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고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이라는 것이 '이렇게 하면 환경을 훼손하는 거야. 저렇게 해야 돼' 가 아니라
자연과 친해지게 만들고 그들을 아끼는 마음이 생기도록 만든다면 친환경적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대림미술관 2층.

난 이 공간을 좋아한다. 작품을 감상하고나서 잠시 여기에 앉아 다리를 쉬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

게다가

이런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다음 전시회는 장 프루베의 회고전.



 대규모라는 글도 보이고.. 꽤 흥미로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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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우리는 통영의 명물,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온통 뿌옇기만해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바람도 심했다.



다른 정상에 있던 사람들


미륵산은 여전히 공사 중.


섬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파노라마로 만들어야지~ 하고 여러장 찍어서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뒤지다가 autostitch라는 기특한 프로그램을 발견해서 만들어보았다.




사진 오른쪽에 솟은 산이 종현산. 그너머가 한산도.


날이 맑았다면 한산도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내려왔다.


통영에서는 택시아저씨들의 정보가 매우 도움이 되었다. 전날 먹었던 곳도 택시기사분이 소개해준 곳이고..
아래의 곳도 그렇다. 관광객은 없었고 현지인을 위한 식당인 듯.



갈치 호박. 맛난 갈치~


이것이 멍게비빔밥


밑에 멍게가 숨어있다.

멍게의 양이 적어보이지만 멍게 특유의 향이 워낙 강해서 저것으로도 충분히 입안 가득 멍게였다.
사실 멍게를 그리 즐기지는 않지만 이곳의 특식이라서 먹어본 것.
멍게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할 음식.

드디어 샀다 오미사 꿀빵!!


오미사꿀빵이 오전에 동이 나는 일이 많다기에 좀 걱정을 했었다.
점심즈음에 갔었는데 택시기사아저씨도 다 팔렸을텐데.. 하면서 꿀빵 가게로 데려다 주었다.
본점이 아닌 곳이라서 그런지 다행히 우리 모두 살 수 있었다.


겉에 입혀놓은 물엿이 워낙 찐득해서 약간 애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구입한 보람이 느껴지는 맛~ 안의 팥이 그리 달지 않아 달디단 겉부분과 잘 어울렸다.

돌아오는 길에 펜션 아주머니께서 추천해주신 건어물점에 가서 멸치(아빠 선물. 오미사 꿀빵은 엄마것)를 사왔는데
서울에 도착해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멸치 냄새 때문에 어찌나 민망하던지..;;
그래도 아빠가 무척 맘에 들어하셔서 다행이었다.

이것으로 올해의 휴가는 만족스럽게 보냈구나아~

택시 기사분 말씀으로는 올해처럼 통영에 관광객이 많은 것은 생전 처음 봤다고 하셨다.
신종플루 덕(?)에 내수시장이 활기를 띌려나..

다시 가보고 싶은 통영&거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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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갔다온 후, 바람의 언덕은 거리가 애매해서 포기하고 몽돌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모래가 아닌 돌. 모래위를 걷는 것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돌이라 모래가 달라붙는 일이 없는 것은 좋았음


발이 왜 이렇게 크게 나온거지;; 2년만에 다시 발톱에 봉숭아를 물들였는데 이즈음에서야 만족스럽게 색이 자리를 잡았다.


갑자기 거센 파도가 밀려와 내 친구는 바지가 젖고..우린 혼비백산해서 올라가고.. 재미난 추억이 하나 생겼다.

다시 통영으로 가는 것도 꽤 피곤했다.
 다음에 다시 오거든 통영에 1박 거제에 1박..이런 식으로 숙박시설을 나눠 잡아야겠다.

지친 우리는 몸보신을 하러 바닷장어를 먹으러 갔다.





히힛


후후후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민물장어보다 기름도 훨씬 적고 담백한 맛이 좋았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보통 장어구이를 할 때 바르는 양념이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맛이었다.

장어탕. 그냥 계획없이 추가한 것인데 주문하길 아주 잘한 메뉴였다. 고소한 장어탕, 추천!


숙소로 돌아와...
'아가씨를 부탁해' 첫회를 보며 (이건 무슨 만화같애) 마셨던..

이마트에 가서 종류별로 사왔다!

벨기에의 스텔라아투와즈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종류별로 먹으면서 뭐가 나에게 맞는지 대충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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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을 지나 외도로 올라갔다.

외도의 음악당이 보인다







연인들이 가기 좋은 섬이었다.


외도 관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 통영에서 사온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상하지 말라고 속을 넣지 않는 충무김밥. 외도로 놀러가는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인 메뉴였다.
한일김밥과 뚱보할매김밥 두가지를 모두 사서 맛을 보았다.
블로그들을 보면 한일김밥이 더 인기가 있는 듯한데 나는 뚱보할매김밥이 더 좋았다.
깍두기의 맛은 비슷했고 둘의 차이점이라면 오징어양념이다. 둘 다 맵긴 한데
한일김밥이 뚱보할매김밥보다 양념이 더 강하다.
주로 싱겁게 먹는 나에겐 뚱보할매김밥이 더 좋았다.
한가지 한일김밥이 더 좋았던 것은 뚱보할매김밥이 한일김밥보다 오징어 양념안의 어묵이 더 많이 있었다는 것. 힛
맵고 짜야 맛있다는 사람들에겐 한일김밥이 더 나을 듯.



이런 전망이 보이는 곳에 집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





겨울연가 촬영지란다


아기자기하게 정말 열심히 꾸며놓았다








올 여름 유행은 밀집모자~



다시 배를 타고 해금강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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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을 먹으러 서호시장으로 향했다.



이 길을 걸었던 아침이 그립다.


졸복지리를 주문했다.

어제 먹었던 전어도 나오고.. 바닷마을이라 생선으로 담든 젓갈, 반찬등이 특히 다양했다.

국은 맑고, 깔끔했다.

조그마한 복어살을 먹는 재미도 있다.

서호시장을 나와서..

버스를 타고가면서  거제시내를 구경했는데 삼성중공업이 먹여살리는 곳이라 그런지 LG는 찾을 수 없었다;;;
어린이병원이 꽤 큰게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클때즈음 거제는 어떻게 변해있으려나..

버스를 타다가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고.. 거제를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그래도 드디어(!) 우리는 거제도의 해금강 선착장에 도착했다.

많은 사진이 역광이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왼쪽의 촛대바위

사자가 입을 벌린 모양같다나..

내가 바라던 모습이었다. 망망대해.

바닷바람을 맞고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던 그 순간이 행복했다. 얼굴은 타고 있었지만;;
어릴 적 실내 수영장에 놀러갔었을때 입술이 파랗게 되어도 물에서 나오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수영은 못해도 고무튜브만 있으면 만사형통이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의 부드러움.
그 느낌이 좋아서 지금도 수영장에 가면 괜히 손가락을 벌리고서 휘적휘적거리곤 한다.

십자동굴로 들어가는 중.

옆에 바위산 하나가 마저 들어왔다면 완전한 십자가 되었겠지

자연이 만들어낸 장엄함이 아름다웠다.

해금강을 떠나 외도로 향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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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린다. 나의 2009 여름휴가지!

통영에 가자고, 내가 친구들을 꼬드겼다.
근교야 잠깐이면 갔다올 수 있으니 이왕가는거.. 서울과는 진정으로 먼-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의기투합을 하고 숙소를 정한다, 버스로 가냐, 기차로 가냐.. 의견을 조율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점점 더 흥분해서 다음날 떠나는 양 즐거워졌다.

가기전 우리는 통영시청 홈페이지에 가서 지도와 안내책자를 신청했다.
(거제 시청 사이트에서도 거제도 지도를 신청할 수 있다.)

떠나기 전에 잘 도착해준 지도와 책자. 정말 떠나는 것이 실감이 났었지.

남부버스터미널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은 좌석을 발권했다.


남부터미널, 예전에 비해 많이 깔끔해지고 디지털화 되어있었다.

친구들이 속속 도착을 하고.. 드디어 출발! 약 4시간 반을 달려갔다. 우등이라서 편히 갈 수 있었다.
(근데.. 가는 중간에 운전석 위에 달려있는 TV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속보로 ....)

여튼. 터미널에 도착해 이마트에서 신나게 장을 보고..

숙소에 도착. 바다가 바로 보이는 방은 다 차버려서 좀 작고 전망도 덜 보이는 방을 잡아야했다.

사실 우리는 다른 곳을 예약하고 싶었는데 예약마감.. 흑

다행히 숙소가 바로 바다 앞에 있어서 나갈 때마다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이 날은 해저터널 가는 길.

만 [灣] 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정확하게는 서호만이었다.


해저터널

반대편으로 나왔다.

야경을 보려고 우린 여기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해가 지기전, 난 연한 보라빛이 들어간 하늘색이 좋다.



통영대교


통영대교는 너무 멀어서 그 전에 있는 충무교를 건너기로 했다.


충무교에서 바라본 통영대교

오늘은 와인~*

숙소에 도착하기 전 서호시장에서 사온 회. 왼쪽은 새끼농어, 쥐치, 도미가 섞여있는 일명 모듬회.

4명이서 배불리 먹었다! 특히 오른쪽의 전어. 당시 시장이 공사 중이라 겨우 할머니 한 분에게서 횟감를 살 수 있었는데, 그 할머니께서 우리에게 전어 어린 것으로 한 10마리를 주셨다. 정말 많았지;;
그리고 그 할머니가 손질하고 남은 것을 싸와서 매운탕 끓여먹고..후후

이마트에서 사온 밥. 맛있어보여서 냉큼 골랐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맛.

이렇게 통영의 첫날밤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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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도 했지만 맛기행이기도 했던 이번 여행.
밀린 포스팅;;도 있고하니 바로 올라오지는 않을 예정.

여행은 
새로운 곳을 간다는 설레임에 짐을 꾸릴때부터 즐거움은 시작되고
모든 감각으로 타향을 직접 느끼는 과정 하나하나가 돌아오는 길에 노곤함과 함께 주는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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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from 소소한 일상 2009. 6. 12. 22:22

지갑과 카메라, 핸드폰만 간단히 넣을 수 있는, 애용하는 조그마한 가방이 있다.

영국서 돌아올 때 그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아직 빼지 않은 것이 있다.

저번에 시네큐브에서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가방 안을 부스럭거리다가 다시 이것을 보았다.




차마 버릴 수는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이것을 바라보았다.

가끔씩 꺼내볼때마다 이것을 쥐고 비행기에 올랐던 그 때를 떠올린다.
(사실, 이것보다 라이언에어의 티켓을 출력한 종이를 들고 있었을때가 더 좋았지만.
저 표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표였으니)

히드로의 낡은 시설물, 주위에 보이던 각종 국적의 얼굴들.
스타카토같은 영어가 올려퍼지고, 알파벳이 정갈한 얼굴로 묵묵히 말을 하는 곳.
나 혼자 공항 내를 돌아다니며 게이트를 찾던 그 때.. 비행기를 탄다는 설레임과 떠난다는 아쉬움.
내 인생의 하나의 장이 끝나고 새로운 다른 장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던 곳.
하루도 되지 않은 시간이 지나, 익숙한 맛의 차가 서빙되고, 어느덧 일본의 기념품점을 구경했던 때.
겨우 반년 전인데 머나먼 옛 이야기같다.


행선지가 어디든,
떠나고 싶다.

이 표를 보며 혼자 중얼거린다.

'언젠가는..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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