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bye Goog old days

from 밑줄긋기 2011. 2. 27. 10:24
"풍부한 일자리와 짧은 노동시간 등 부모 세대가 누려온 좋은 시절 (good old days)은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도와 중국의 저임금·고숙련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가난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열심히 일하는 1억명의 젊은이와 말이죠.

그들이 당신처럼 하루종일 TV 보고,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을 하면서 '세상이 썩었어'라고 불평할 것 같습니까?
그들이 미래의 당신 일자리를 뺏어 가도록 놔두지 마세요."

Marshall Gold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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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새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2004)/ 민서출판사 ㅣ 전혜린

 

살다보면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사소한 말 끝에서 깊은 오해가 싹트기도 하고
배려심 없는 경솔한 행동 하나에 영원한 이별을 고하기도 한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랑이 끝나는 순간도 찾아오고
꼭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았던 꿈들도 현실에 부딫혀
멀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힘든 순간, 누구에게라도 듣고 싶은 위로의 말들.
하지만 그는 내가 아니기에, 나 역시 그가 아니기에
내가 가진 슬픔이나 아픔을 헤아리기가, 보듬어주기가
너무나 힘들다.

그 때 지친 우리를 다독여 주는 건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노랫말
누구에게라도 듣고 싶었던 위로의 글귀가 쓰여진
작은 책 뿐이다.


원래 파일로 올렸으나 파일을 올리면 엑박이 떠서 그냥 타이핑 함.
출처는 텐바이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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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은 따로 긋지 않겠다.

몇달 전, 손녀딸님의 블로그에 온라인 서점에 서평을 올리면 추첨을 해서 여러 상품을 받는 이벤트가 있었다.
난 책을 사놓고서 조금씩 조금씩 읽었다. 그리고..
이제 써야지.. 하고서 이벤트 종료 기간을 보았는데 이미 3일이 지나있었다. ㅠ ㅠ
그리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울해져버려서 글을 쓰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쓰게 된다.
서평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냥 독후감. 많이 불완전한 글이지만, 책을 읽고서 독후감을 남기지 않으면 점점 머리속에서 사라져버린다는 오라버니의 말도 생각나, 그냥 써본다.

이 책은 다른 이가 쓴 글을 부분으로 시작하여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메인으로 마지막에는 요리법 소개.
각 꼭지마다 완전한 3 풀 코스를 선보인다.
동글동글한 따뜻한 그림이 맛깔스럽게 버무려 있어서 아껴서 읽었더니만 .. -_-;;;
글을 다 읽고 각 장 뒷부분에 있는 요리법을 보며 '오옷- 이 요리법이 나왔구나!' '앗싸 이것도!'하며 즐거웠다.

오믈렛이 나오는 글에는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준 오믈렛이 생각나 그 친구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고
'굴라쉬'라는 단어에 프라하의 한적하고 이쁜 길이 생각났다.
호랑이가 빙글빙글 돌다 버터가 되었다는 꼬마 검둥이 삼보 이야기에는 나도 이거 봤었는데! 하며 반가워하고.
(난 그걸 성우가 녹음된 테이프를 같이 들었다. 삼보 노래도 있었던 거 같은데...)

요리법의 재료에 닭고기 육수를 보면
'아악 영국에서 OXO(종류별로 있는 큐브모양의 인스턴드 육수)를 사왔어야 했어!'하고 절규하고..
귀여운 그림들을 보며 맛있게다아- 를 연발하며 책에 푹 빠져들었다.

이제 완연한 가을, 부모님께 펜케익을 해드려야할텐데...  펜케익에 딸기잼을 곁들여 내면 정말로 좋아하신다.
인터넷에서 구한 요리법으로 만들곤 했는데 이번엔 이 분의 것으로 해봐야겠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나의 누군가에게 척추에 불이 켜지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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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일요일의 운세 : 48쪽)

* 백수의 나날이 길어지면 요일 감각은 말할 것도 없고 어제, 오늘, 내일의 경계조차 흐지부지해진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이 오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지만, 갑자기 뭔가가 잘못되어 내일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어제가 반복되는 듯한, 그런 아무 의욕 없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때가 있다.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54쪽~ 55쪽)

* 좀 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점점 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누군가를 싫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 61쪽)

내 책은 증정용 사은품이라 판형이 작다. 써놓은 페이지와 정상가로 판매하는 판형의 페이지와 다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언젠가 느꼈을 감정. 그런 느낌들을 저렇게 유려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이 책은 단편 모음집으로
단편들을 연결해 주는 건 단편마다 잠깐씩 (옮긴 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파편처럼') 나오는 두 어린 형제이다.
그 아이들을 통해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타인을 대하는 여유를 깨달아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쉼표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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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게트윅공항에서 밤을 세며 읽었다.

이 소설에는 " "가 없다는 것이 특징.

단 한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백색 어둠에 휩싸였다.
남은 그 한명은 자신이 눈이 보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을 통해 인간의 숨겨진 밑바닥의 이면을 본다. 왜 그 사람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는지 알겠더라. 추천!

*
세월이 흐르고, 더불어 사회도 진화하고 유전자도 바뀌면서, 우리의 양심은 결국 피의 색깔과 눈물의 소금기로 나타나게 되었다. (31쪽-5줄)

여기에 온세상이 들어와 있어요. (141쪽-5줄)

우리는 눈이 머는 순간 이미 눈이 멀어 있었소. 두려움 때문에 눈이 먼 거지.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계속
눈이 멀어 있을 것이고. 지금 말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의사가 물었다 눈먼 사람이오. 어떤 목소리가 대답하더니 덧붙였다. 그냥 눈먼 사람. 여기에는 그런 사람밖에 없으니까. (184-185쪽)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정,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354쪽 -2줄)

우리는 모욕의 모든 단계를 내려갔죠. 그걸 다 내려가서 마침내 완전한 타락에 이르렀어요.  방식은 다를지라도 여기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도 그곳에서는 그런 타락이 다른 사람들 탓이라고 핑계될 수 있었어요 . 지금은 그게 안돼요. 이제는 선과 악에 관한 한 우리 모두 평등해요. (387쪽- 끝에서 4줄)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ㅡ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461쬭-8쪽)

*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눈뜬 자들의 도시]를 사면 끼워주었던 사은품; 이었기에 조그마한 페이퍼백이라
진짜 책의 쪽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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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화자가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이 주인공의 얘기를 하면서 퍼즐 맞춰지듯,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형식이다.

하지만 나는 진나이라는 주인공의 행동보다도 주변 사람 중 하나인 맹인 나가세가 자신의 육감으로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가 주위를 묘사할때 나도 눈을 감아보고서 세상을 느껴보려 노력하곤 했다.

*
목소리의 온도.
가시가 차 있는 공기.

자신의 몸 주위에서 물이 흘러간다. 미지근한 경우도 있고, 차가운 경우도 있다.주위의 소리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나 목소리나 잡음이나 소음이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간다. 태반은 바람소리고, 달리는 자동차 소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멀리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다. 그런 것들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강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기나 떨어지는 작은 돌, 흘러가는 작은 나뭇가지, 수생 곤충, 그런 것들을 손으로 퍼올리듯이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퍼올린다.
(365쪽)

my favorit ; 느긋하고 붕숭한 털에 감싸인 듯한 공기가 나를 감싸며 떠돈다. (385쪽)


어린아이와 같은 진나이. 다른 어른들은 그런 그를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진나이의 재기발랄함에 물든다.
일본에는 유독 진나이와 같은 엉뚱한 캐릭터가 사랑받나보다. 공중그네의 이라부가 그렇듯.
억압된 사회가 되려 더 엉뚱한 캐릭터에게 열광하게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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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조선일보에서 청주대 영화학과 심은진 교수는 "...억압된 사회일수록 문화 속에서 허구와 터부를 즐기면서 비현실적이고 극적인 캐릭터를 내세우게 된다"고 분석했다. 

답을 몰랐던 주관식 문제를 맞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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