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새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2004)/ 민서출판사 ㅣ 전혜린
살다보면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사소한 말 끝에서 깊은 오해가 싹트기도 하고
배려심 없는 경솔한 행동 하나에 영원한 이별을 고하기도 한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랑이 끝나는 순간도 찾아오고
꼭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았던 꿈들도 현실에 부딫혀
멀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힘든 순간, 누구에게라도 듣고 싶은 위로의 말들.
하지만 그는 내가 아니기에, 나 역시 그가 아니기에
내가 가진 슬픔이나 아픔을 헤아리기가, 보듬어주기가
너무나 힘들다.
그 때 지친 우리를 다독여 주는 건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노랫말
누구에게라도 듣고 싶었던 위로의 글귀가 쓰여진
작은 책 뿐이다.
원래 파일로 올렸으나 파일을 올리면 엑박이 떠서 그냥 타이핑 함.
출처는 텐바이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