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츠 @ 서울광장

from 문화생활 2009. 6. 15. 23:27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나서 나는 바로 튀어나가 시청으로 향했다.
2호선을 타고 쭉- 가면 나오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사당, 서울역.. 지하철을 2번 갈아타는 최단거리를 이용했다.
가는 길에 집어든 저녁신문에 폴 포츠의 공연안내 기사가 나왔다.
'후후 이제 곧 내가 간다!'

서울 광장에 제대로 가본 것을 처음이었다.
서울의 중심부에서 살아보지 못한 나에게 시청이나 종로같은 곳은 낯설고 더 알고 싶은 곳이다.

이미 서울광장의 잔디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난 길이 나있는 가운데로 들어가 남아있는 곳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행사는 시작되었으나 아직 폴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에 나오는건가... 괜히 급하게 나온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자리를 잘 못 잡았다. 가운데에 있는 높은 연단에 가려 출연자들을 보지 못했다.


저 건물이 계속 있다면 다음기회에 다시 가보고 싶다.


앞부분에 나온 다른 이들의 공연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화음이 잘 맞지 않았고, 소리 또한 너무 작아 관객들이 별로 몰입하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광장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스피커에 좀 더 신경 써야 되야 할 듯.

하늘 사진이나 찍어보았다


 역시 마지막이 되어서야 폴 포츠를 볼 수 있었다. 난 장소를 잘못 잡아 스크린으로 봐야했지만.
폴의 성량은 다른 이들의 그것과는 많이 비교가 되었다.
다른 출연자들은 모기소리 같더니만 폴 포츠는 쩌렁쩌렁 서울광장을 울렸다.

사회자가 영어로 질문을 하는 장면. 이 사회자, 혀를 너무 굴리셔.. 저 사람은 영국인이라고 -_-


엥콜곡으로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처음 출연했을 때 부른 곡으로 불러주었다.
이번엔 영국관객들이 아닌 한국인들이 환호해주었지.



그가 엥콜을 부르러 나왔을때 옆에 나왔기 때문에 잠깐 그를 볼 수 있었다. 사회자보다도 작듯이 키는 작은 편.
하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소리는 하늘을 울릴만큼 컸다.

난 어제서야 알았는데 이번에 두번째 내한이었다. 아마 내년에도 또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어떤 기사에서는 라이브 콘서트가 내년이라고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건 확실하지 않다고 했음)

영국에서 TV도 아닌 인터넷으로나 봤었는데 그런 그를 내 나라에서 만나다니 신기했다.
세상이 많이 글로벌화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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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밑에의 샌드위치 집을 나와 짬을 내어 경복궁 쪽으로 이동했다.
국제갤러리나 가볼까-하고.

무료로 좋은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나면 가끔 들른다.

하늘로 걸어가는 아가씨는 여전히 잘 있었다.

Julian Opie가 신문기사에도 나오고 했던데 난 어찌하다보니 그 옆의 것만 보고 오게 되었다.


출처는 국제갤러리. 동유럽 작가 3인전.




마틴의 그림은 익히 알고 있는 캐릭터들을 변형시켜 매우 낯설게 보이게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그의 작품들은 불편하면서도 시선을 붙들었다.

슬라보미르의 - 파랗거나 회색의 담요를 둘둘 말고 누운 노숙자들.
저들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퍼져보이는 몸뚱이 옆에 놓은 물건들이
그들의 일상을 보여줄 뿐.

2층은 조안나의 작품이 있었다.
모두 침실 그림이다.
조안나는 우리가 박물관같은 곳에 언뜻 보고서 지나갈 침실에 그만의 색깔을 더해
더 은밀하게 그려내었다. 내가 보기에 직접 보는 것보다 더 비밀스런 느낌일 듯 하다.

방금전 국제 갤러리 사이트에 가보니 Julian Opie 전시회가 6월 14일까지 연장되었다.
다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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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건배사에서 따왔다는 영화 제목.
(아일랜드 건배사: 악마가 당신의 죽음을 알기 30분 전, 이미 천국에 가 있기를
                         'May you be in heaven half an hour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출처: 조선일보 리뷰)

파격적인 영상으로 시작되는 초반부터 범상치 않았다.
인물별로 같은 사건이 따로 편집된 각기 다른 앵글들도 나름 신선했고.
리뷰에서 본 대로 주연, 조연 할것 없이 모든 이의 뛰어난 연기가 한데 모아진,
치열한 그들의 연기를, 나는 정성껏 차려논 밥상을 받아먹듯 감상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에단 호크(동생 행크 역), 이름만 익숙했던 사람이었는데 연기를 참 잘한다. 
나약한 인간의 면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에단 호크가 유명하긴 하지만 난 형인 앤디역을 맞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가 더 끌렸다.
얼굴로만 알다가 이번에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앤디역할은 정말이지 그가 적격이었다. 원래 그 자신인 듯 느껴질 정도로.
첫째라는 위치가 가진 압박감.
그는 아내가 자신의 외도를 폭로에 가까운 고백을 할때에도 직접적으로 화를 내지도 못하고
그저 천천히 방안을 어지럽힐 뿐이다. (앤디는 자신의 아내에겐 여린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완전히 폭발해버리지만.
중간에 삽입된 그의 압박감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그의 폭주가 어색하지 않게 해준다.
(시나리오가 탄탄하다는 표현이 이럴때 쓰는 건지도.)

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행크가 약병의 약을 모두 손에 덜어낼 때
바라보는 내가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정말 다 괜찮았는데.. 마지막 부분.
미국상영본에는 있지도 않는다는 자막이 추가가 되어서 마지막 여운이 남으려는 그 순간을 반감시켜버렸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모든 걸 설명해주려고 하는 선생님 때문에 생각할 기회를 뺏긴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분명히 누구도 대사를 말하지도 않았고 밑에 뭐라고 쓰여있지도 않았는데..
상영관에서 나와 영화리뷰를 모아놓은 보드를 보고서야 한국에서만 임의로 넣은 것임을 알았다.

제발 자막 좀 지워줘요! 그 순간, 여운의 5분의 1은 날아가버린 거 같아....

광화문 흥국빌딩 지하에 있는 시네큐브에서만 단독상영한다.
난 1천원을 아끼기위해 아침 10시에 하는 조조로 보았다. 후후.
시네큐브는 가을마다 칸광고제수상작을 자막 달아서 상영하고, 주류는 아니어도 좋은 영화들을 상영해주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상영관 중 하나이다.

흥국빌딩을 갔다는 증거. 해머맨.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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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전시회

from 문화생활 2009. 5. 17. 15:24

5월 초, 전시회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서 친구랑 가보았다.

입장권이 무려 16000원. 그리고 토요일이라 줄이 지하까지 쫙 서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내가 이래서 주말에 미술관에 가는 건 정말 싫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고 전시회 도우미들이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그거 하난 괜찮았다.

근데, 보고 난 소감은...  볼거린 딱 2가지 뿐이었다. 유디트와 이름은 기억 안나는 벽화(진품은 아니었지만).
일반인에게 유명한 건 유디트 하나 뿐. 그리고 전시장이 클림트로만 채우면 허했는지 다른 작가들 것도 가져왔다. 
클림트가 그린 포스터 그림도 나름 흥미로웠으나... 중요 작품은 아니란 말이지.
내가 몰랐던 클림트의 다른 작품과 주위 환경이라던가.. 이런 걸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유럽여행을 할 때 보았던 전시들과는 많이 비교가 되는구나...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큐레이터의 노력이 느끼지긴 했지만 입장료에 비해 기대엔 매우 못미치는 전시회.

(비교하긴 무리가 있으나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보통 6유로, 램브란트 특별전을 했을때 합해서 8유료다.
(유로를 1800원이상으로 잡아도 1만2천원~5천원)
프라도 미술관은 소장작품만도 약 8천점.  다 걸지 못해서 일부는 전시를 못해도 보는데만 6시간이 넘는다.
램브란트 특별전하는 곳만 가봐도. 공간은 넓지 않았고 클림트전시회처럼 그림도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르부르 박물관등에서 가져온 그림 등, 주요 작품들이 꽤 많았단 말이다.
비합리적인 비교인 건 알지만 본전 생각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_- )

예전에 달리(Dali) 전시회를 했을때, 홍보를 엄청 하길래 기대를 안고 갔더니만 유화는 거의없고(한점이라도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안난다) 스케치와 조소만 가득..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
한국에서 기대하는 건 무리인가..아니,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2006년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의 전시를 보기위해 새벽에 일어나 무궁화호를 타고
버스를 타고 다시 걸어서 대전시립미술관에 있는 그의 전시를 보았을때
처음으로 혼자 지방까지 가는 열차여행.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정말 가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전시회의 수준은 높았다.
루오의 초기부터 후기까지 망라했던 전시회. 
루오재단뿐 아니라, 퐁피두 센터와 여러 다른 미술관에서 대여한 그림들로 알차게 꾸며져 있었다.  
나는 다시 오기 힘들지만 대전사람들은 가까워서 좋겠네, 지방에 이런 좋은 전시회가 있어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했었지.
사투리 섞인 말로 서울에서도 많이 온다며 자부심을 드러내던 아주머니 도슨트가 인상적이었다.
보통 내가 봐왔던 도슨트는 젊고 이쁘고 세련된 사람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건 외적인 것일 뿐. 루오전의 도슨트도 설명을 아주 잘해주어서 그림들을 볼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런 전시회, 서울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나는 믿는다.
게다가 타지역에 비해 여러가지로 유리한 서울이, 더 잘해야 되는거 아닌가?

입장료로 인해 우리의 점심은 자연히 빈약해졌다.

얼마 전에 문을 연 방배역에 있는 파리바게트. 2층이 카페로 되어 있다. 요즘 하는 1천원의 음료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단, 화장실에 가려면 카페를 나와 다른 입구로 가야한다.



아, 빈(오스트리아)에 갈 걸. 클림트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었을텐데.
혼자가기 무서워서 못 갔었는데...
오스트리아에 혼자 가는 것 자체는 괜찮아. 좋지. 혼자하는 여행.
다만 돌아올 때 영국의 지방 지역의 밤이 더 위험하기에 그게 무서워서 못갔어)

이번달, 아기다리고 고기다리던  간송미술관 전시를 곧 하니 그거나 기대해 봐야지
(영국에 있을때 꼭 내가 없을때 전시를 하니깐 어찌나 안타깝던지..)
어제 기사를 찾아보니 이번엔 겸재다! (원제: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전)
겸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김홍도와 신윤복, 심사정, 김희경 등 다른 이의 작품까지!!!

역시 간송미술관은 날 실망시키지 않아.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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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어느 날. 예술의 전당에 갔다.

예술의 전당 정면에 비타민 스테이션이라는 공간이 생겼다. 전엔 그냥 지하도 같은 곳이었는데 멋지게 바뀌었다.

 

덕분에 추운 겨울날 들어가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새로운 카페도 있고 안쪽엔 에스컬레이터로 나갈 수도 있고..


이 곳은 간 이유는 의자로 유명한 찰스 임스의 작품들을 보러.

Genius? Nothing - we just worked harder

찰스 임스의 작품을 보는 동안 한 아저씨가 직원에게 의자의 가격을 물어보더라. 부러웠엉

그 다음날인가 먹었던 백순대.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매달 먹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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