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화자가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이 주인공의 얘기를 하면서 퍼즐 맞춰지듯,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형식이다.
하지만 나는 진나이라는 주인공의 행동보다도 주변 사람 중 하나인 맹인 나가세가 자신의 육감으로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가 주위를 묘사할때 나도 눈을 감아보고서 세상을 느껴보려 노력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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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온도.
가시가 차 있는 공기.
자신의 몸 주위에서 물이 흘러간다. 미지근한 경우도 있고, 차가운 경우도 있다.주위의 소리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나 목소리나 잡음이나 소음이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간다. 태반은 바람소리고, 달리는 자동차 소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멀리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다. 그런 것들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강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기나 떨어지는 작은 돌, 흘러가는 작은 나뭇가지, 수생 곤충, 그런 것들을 손으로 퍼올리듯이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퍼올린다.
(365쪽)
my favorit ; 느긋하고 붕숭한 털에 감싸인 듯한 공기가 나를 감싸며 떠돈다. (385쪽)
어린아이와 같은 진나이. 다른 어른들은 그런 그를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진나이의 재기발랄함에 물든다.
일본에는 유독 진나이와 같은 엉뚱한 캐릭터가 사랑받나보다. 공중그네의 이라부가 그렇듯.
억압된 사회가 되려 더 엉뚱한 캐릭터에게 열광하게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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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조선일보에서 청주대 영화학과 심은진 교수는 "...억압된 사회일수록 문화 속에서 허구와 터부를 즐기면서 비현실적이고 극적인 캐릭터를 내세우게 된다"고 분석했다.
답을 몰랐던 주관식 문제를 맞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