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다른 이들이 황금연휴를 만끽할 때, 난 새벽 4시반까지 달렸다.
드라마 연애시대를 끝까지 다시 보는 것으로.
한회 한회 나오는 대사들마다 가슴이 찡하게 만든다.
마지막회에서 동진의 대사.
"난 몇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 그래 80이라고 치고 48년 남았네. 지금이 못 견디겠다는 건 아니야.
이대로도 살 수 있어.
잠 못자는 거야 그거 약 먹으면 되는 거고, 가끔 한숨 나오는 건 그건 뭐 병이 아니니까 익숙해지겠지.
40지나고 50지나고 가끔은.. 그래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
...
근데.. 정말 괜찮을까?"
다음날, 몽롱한 머리로 하루를 보내며 생각해보았어.
난 왜 그렇게 연애시대에 열광했던 걸까.
그 날 잠자리에 누웠을 때 왜 난 조금.. 울었던 걸까.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느낄 수 없을 만큼 천천히, 외로움에 젖어있었던 거 같아.
난, 외로움을 잘 견디고 은근히 즐기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본래의 속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어서 가끔은 어느 순간 엄습해오곤 해.
그럴 때면 어쩔 줄 모르겠어.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
그냥 묵묵히 그 감정이 사그라들길 기다리지.
눈에서 몇 방울이 손에 떨어지면 그것이 마를때까지 바라볼때도 있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도 사실, 그가 나를 알지 못하는 우스운 상황이고
그 누군가에 당당히 다가설만한 나를 만들지 못한 지금, 뭐라 말도 못하겠고.
그렇게 나의 20대는 막을 내리고 있어.
난... 괜찮치않아.
일상속에서 미소 짓게 만드는 소소한 행복은 쉬운 거 같은데,
저런 류의 행복은 쉽지가 않네..
난 2006년이나 지금이나 은호 아버지의 마지막 대사가 제일 맘에 와 닿는다.
"행복해지기가 쉬운줄 아십니까.
망설이고 주저하고 눈치보고 그렇게 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