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싸이월드 쪽으로부터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아래는 그 메일 원문입니다 (기니깐 다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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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이좋은 사람들, 싸이월드입니다.
그 동안 싸이월드 페이퍼를 이용해 주신 우수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004년 10월, 첫 선을 보였던 페이퍼가 많은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용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유휴 페이퍼가 증가하고, 서비스 사용률 및 활성도가 낮아지는 등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컨텐츠 제공을 해드리기에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싸이월드 페이퍼를 2008년 12월 08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싸이월드에서는 페이퍼 우수 회원님들께 이 사실을 먼저 말씀 드리고, 비록 페이퍼는 종료하더라도 기존처럼 왕성한 활동을 계속 하실 수 있도록 한 발 앞서 싸이월드 블로그로 모시고자 합니다.
"내 페이퍼 블로그로 가져오기"를 통해 신청해주시면, 소중한 회원님의 페이퍼 게시물을 원본
그대로 싸이월드 블로그로 옮겨드리며, 싸이월드의 각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게시물을 홍보해드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페이퍼와 함께 해주신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페이퍼의 정신을 살려 보다 나은 서비스로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립니다.
서비스 종료로 인해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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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페이퍼를 어떻게 옮기나요? 메일에 있는 "내 페이퍼 블로그로 가져오기" 페이지에서 가져오기 신청을 해주세요.
페이퍼의 모든 게시물을 게시물 원본 그대로 옮겨드립니다.
(두 서비스간 구조차이로 인해 일부 기능은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페이퍼를 계속 사용할 수 있나요? 신청 후, 가져오기가 완료되면 서비스 종료전까지, 페이퍼에서는 읽는 기능만 지원됩니다.
대신, 블로그에서 페이퍼 게시물을 관리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 구독자에게 어떻게 알리죠? 페이퍼 블로그로 가져오기가 완료되면 구독하던 페이퍼가 블로그로 이사했다는
신규 글과 함께 변경된 블로그 주소가 자동으로 새 글로 등록되며, 구독자 분들의
미니홈피에 그 글을 배달해 드립니다. 구독자 분들은 새 글을 통해 변경 사실을 알고,
회원님의 블로그에서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개설한 싸이월드 블로그가 없어요. 싸이월드 블로그가 없는 경우라도 "내 페이퍼 블로그로 가져오기"를 통해서 블로그를
개설하여 게시물을 가져올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이좋은 사람들, 싸이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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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진심으로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랗게 하이라이트 해 놓은 부분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들입니다.
제일 먼저,
페이퍼의 사용도와 활성도가 낮아졌다는 것.
이건 '인과관계'를 살펴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싸이월드는 2007년 초에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개편'(개선인지는 모르겠군요)하면서
홈2 라는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사실상의 블로그 서비스였죠.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의 홍보를 위해 메인 상단에 홈2 탭을 넣었고
그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페이퍼' 탭을 뺐습니다.
페이퍼의 사용도와 활성도, 관심과 애정이 낮아진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이것이 유저들의 문제입니까.
결국 새로운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자 했던 꼼수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요.
그리고 정말로 사용도와 활성도가 지극히도 낮았던 홈2서비스는
어느새 슬며시 '싸이월드 블로그' 라는 새 이름으로 탈바꿈해서 페이퍼를 삼키는군요.
한 발 앞서 싸이월드 블로그로 모시고자.
본인의 창작물들을 올리는 페이퍼 작가들을 네이버나 다음이나
여타 블로그들에 뺏기고 싶지 않았겠지요.
저 '한 발 앞서' 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페이퍼 작가들이나 독자들이 불편하기 전에.. 가 아니고
다른 블로그들이 작가님들에게 손을 뻗치기 전에. 라는 뜻입니다.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과 저는 고려대상이 애초에 아니라는 거죠
일부 기능은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것처럼 편한 말이 어딨습니까.
어떤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인지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단 제일 기본적으로 제가 페이퍼를 이용할 때는 일기를 올리면
구독신청을 한 분들에게는 메인에 '임익종의 페이퍼' 가 업데이트 되었다고 떴지만
그런 기능이 지원이 되지 않겠군요.
일반 유저들이 RSS가 뭔지 알까요. 저는 전혀 모릅니다 참고적으로.
신청 후 페이퍼에서는 읽기 만 지원됩니다.
웃음도 나질 않아요.
페이퍼가 블로그로 이동했다는 신규 글.
제가 제일 화가 난 점은 바로 이겁니다.
이 메일을 보았을 때만 해도 블로그로 이동되었다는 공지 정도만 뜰 줄 알았습니다.
블로그로 이동하게 된 이유는 싸이월드 블로그를 열심히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간 발행한 일기들이, 여러분들의 댓글들이, 그 흔적들이 그냥 사라지는 꼴은
눈 뜨고 볼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싸이월드 블로그로 이동 신청하기'를 했고요.
혹시 어제 제 페이퍼에 뜬 이런 글을 보신 분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페이퍼 문을 닫고, 싸이 블로그로 이사했어요.
이제부터는 블로그로 방문해주시고요.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에서 RSS를 이용해 구독해주세요.
마치 제가 올린 듯한 저 글은 전혀 제가 올린 글이 아니었습니다.
'페이퍼가 블로그로 이동했다는 신규 글' 이라고 싸이월드가 메일에서 이야기한 게
바로 저런 글이었던 거죠. 제가 올린 것인 듯 방긋방긋 하고 있는 저런 글이었습니다 그게.
심지어 댓글달기는 금지된 글이더군요.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요?
물론 페이퍼라는 것이 싸이월드가 제공한 공간이긴 하지만,
이 곳에 글을 쓸 권리는 저와 독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가 마음대로 공지글을 제가 올린 것인 양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거죠.
도대체 앞으로 싸이월드는 어딜 향해 나아가게 될지 무섭기까지 합니다.
SK라는 대기업의 횡포가 이런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는
싸이월드 블로그 쪽에 일기를 올리기는 할 테지만 열심히 이용하게 되진 않을 듯 합니다.
열심히 일기도 올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고 하는 공간은
따로 있으니 불편해도 '즐겨찾기에 추가!' 해서 그 쪽으로 와 주세요.
http://blog.naver.com/ppiiick
네이버 블로그입니다.
http://www.ickjong.com
제 개인 홈페이지입니다.
두 군데에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들이 업데이트 됩니다.
홈페이지는 메뉴별로 분류가 되어있고 블로그는 그냥 주우욱. 이라는 차이만 있어요.
편하신 곳으로 와 주셔요. 싸이월드는 망해도 제 일기는 계속되니까요
(이 두 곳에는 열심히 댓글에 답변도)
덧.
2004년 12월에 시작했으니, 무려 4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46793분의 구독자가 있고요(ㄷㄷㄷ).
그 4년의 시간과 45000분이 넘는 구독자분들이 저를 일개 학생에서
그림을 그려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생각해요.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시 말하지만 일기는 쭉! 계속할게요. (나중엔 저 혼자 보는 날이 오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