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우리는 통영의 명물,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온통 뿌옇기만해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바람도 심했다.



다른 정상에 있던 사람들


미륵산은 여전히 공사 중.


섬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파노라마로 만들어야지~ 하고 여러장 찍어서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뒤지다가 autostitch라는 기특한 프로그램을 발견해서 만들어보았다.




사진 오른쪽에 솟은 산이 종현산. 그너머가 한산도.


날이 맑았다면 한산도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내려왔다.


통영에서는 택시아저씨들의 정보가 매우 도움이 되었다. 전날 먹었던 곳도 택시기사분이 소개해준 곳이고..
아래의 곳도 그렇다. 관광객은 없었고 현지인을 위한 식당인 듯.



갈치 호박. 맛난 갈치~


이것이 멍게비빔밥


밑에 멍게가 숨어있다.

멍게의 양이 적어보이지만 멍게 특유의 향이 워낙 강해서 저것으로도 충분히 입안 가득 멍게였다.
사실 멍게를 그리 즐기지는 않지만 이곳의 특식이라서 먹어본 것.
멍게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할 음식.

드디어 샀다 오미사 꿀빵!!


오미사꿀빵이 오전에 동이 나는 일이 많다기에 좀 걱정을 했었다.
점심즈음에 갔었는데 택시기사아저씨도 다 팔렸을텐데.. 하면서 꿀빵 가게로 데려다 주었다.
본점이 아닌 곳이라서 그런지 다행히 우리 모두 살 수 있었다.


겉에 입혀놓은 물엿이 워낙 찐득해서 약간 애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구입한 보람이 느껴지는 맛~ 안의 팥이 그리 달지 않아 달디단 겉부분과 잘 어울렸다.

돌아오는 길에 펜션 아주머니께서 추천해주신 건어물점에 가서 멸치(아빠 선물. 오미사 꿀빵은 엄마것)를 사왔는데
서울에 도착해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멸치 냄새 때문에 어찌나 민망하던지..;;
그래도 아빠가 무척 맘에 들어하셔서 다행이었다.

이것으로 올해의 휴가는 만족스럽게 보냈구나아~

택시 기사분 말씀으로는 올해처럼 통영에 관광객이 많은 것은 생전 처음 봤다고 하셨다.
신종플루 덕(?)에 내수시장이 활기를 띌려나..

다시 가보고 싶은 통영&거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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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갔다온 후, 바람의 언덕은 거리가 애매해서 포기하고 몽돌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모래가 아닌 돌. 모래위를 걷는 것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돌이라 모래가 달라붙는 일이 없는 것은 좋았음


발이 왜 이렇게 크게 나온거지;; 2년만에 다시 발톱에 봉숭아를 물들였는데 이즈음에서야 만족스럽게 색이 자리를 잡았다.


갑자기 거센 파도가 밀려와 내 친구는 바지가 젖고..우린 혼비백산해서 올라가고.. 재미난 추억이 하나 생겼다.

다시 통영으로 가는 것도 꽤 피곤했다.
 다음에 다시 오거든 통영에 1박 거제에 1박..이런 식으로 숙박시설을 나눠 잡아야겠다.

지친 우리는 몸보신을 하러 바닷장어를 먹으러 갔다.





히힛


후후후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민물장어보다 기름도 훨씬 적고 담백한 맛이 좋았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보통 장어구이를 할 때 바르는 양념이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맛이었다.

장어탕. 그냥 계획없이 추가한 것인데 주문하길 아주 잘한 메뉴였다. 고소한 장어탕, 추천!


숙소로 돌아와...
'아가씨를 부탁해' 첫회를 보며 (이건 무슨 만화같애) 마셨던..

이마트에 가서 종류별로 사왔다!

벨기에의 스텔라아투와즈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종류별로 먹으면서 뭐가 나에게 맞는지 대충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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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을 먹으러 서호시장으로 향했다.



이 길을 걸었던 아침이 그립다.


졸복지리를 주문했다.

어제 먹었던 전어도 나오고.. 바닷마을이라 생선으로 담든 젓갈, 반찬등이 특히 다양했다.

국은 맑고, 깔끔했다.

조그마한 복어살을 먹는 재미도 있다.

서호시장을 나와서..

버스를 타고가면서  거제시내를 구경했는데 삼성중공업이 먹여살리는 곳이라 그런지 LG는 찾을 수 없었다;;;
어린이병원이 꽤 큰게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클때즈음 거제는 어떻게 변해있으려나..

버스를 타다가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고.. 거제를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그래도 드디어(!) 우리는 거제도의 해금강 선착장에 도착했다.

많은 사진이 역광이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왼쪽의 촛대바위

사자가 입을 벌린 모양같다나..

내가 바라던 모습이었다. 망망대해.

바닷바람을 맞고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던 그 순간이 행복했다. 얼굴은 타고 있었지만;;
어릴 적 실내 수영장에 놀러갔었을때 입술이 파랗게 되어도 물에서 나오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수영은 못해도 고무튜브만 있으면 만사형통이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의 부드러움.
그 느낌이 좋아서 지금도 수영장에 가면 괜히 손가락을 벌리고서 휘적휘적거리곤 한다.

십자동굴로 들어가는 중.

옆에 바위산 하나가 마저 들어왔다면 완전한 십자가 되었겠지

자연이 만들어낸 장엄함이 아름다웠다.

해금강을 떠나 외도로 향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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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린다. 나의 2009 여름휴가지!

통영에 가자고, 내가 친구들을 꼬드겼다.
근교야 잠깐이면 갔다올 수 있으니 이왕가는거.. 서울과는 진정으로 먼-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의기투합을 하고 숙소를 정한다, 버스로 가냐, 기차로 가냐.. 의견을 조율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점점 더 흥분해서 다음날 떠나는 양 즐거워졌다.

가기전 우리는 통영시청 홈페이지에 가서 지도와 안내책자를 신청했다.
(거제 시청 사이트에서도 거제도 지도를 신청할 수 있다.)

떠나기 전에 잘 도착해준 지도와 책자. 정말 떠나는 것이 실감이 났었지.

남부버스터미널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은 좌석을 발권했다.


남부터미널, 예전에 비해 많이 깔끔해지고 디지털화 되어있었다.

친구들이 속속 도착을 하고.. 드디어 출발! 약 4시간 반을 달려갔다. 우등이라서 편히 갈 수 있었다.
(근데.. 가는 중간에 운전석 위에 달려있는 TV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속보로 ....)

여튼. 터미널에 도착해 이마트에서 신나게 장을 보고..

숙소에 도착. 바다가 바로 보이는 방은 다 차버려서 좀 작고 전망도 덜 보이는 방을 잡아야했다.

사실 우리는 다른 곳을 예약하고 싶었는데 예약마감.. 흑

다행히 숙소가 바로 바다 앞에 있어서 나갈 때마다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이 날은 해저터널 가는 길.

만 [灣] 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정확하게는 서호만이었다.


해저터널

반대편으로 나왔다.

야경을 보려고 우린 여기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해가 지기전, 난 연한 보라빛이 들어간 하늘색이 좋다.



통영대교


통영대교는 너무 멀어서 그 전에 있는 충무교를 건너기로 했다.


충무교에서 바라본 통영대교

오늘은 와인~*

숙소에 도착하기 전 서호시장에서 사온 회. 왼쪽은 새끼농어, 쥐치, 도미가 섞여있는 일명 모듬회.

4명이서 배불리 먹었다! 특히 오른쪽의 전어. 당시 시장이 공사 중이라 겨우 할머니 한 분에게서 횟감를 살 수 있었는데, 그 할머니께서 우리에게 전어 어린 것으로 한 10마리를 주셨다. 정말 많았지;;
그리고 그 할머니가 손질하고 남은 것을 싸와서 매운탕 끓여먹고..후후

이마트에서 사온 밥. 맛있어보여서 냉큼 골랐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맛.

이렇게 통영의 첫날밤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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