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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페인 여행-마드리드 12월 16일 (왕궁/티센 미술관) 2009.01.09

아침에 일어나 숙소 가까이 있는 왕궁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사람들도 거의 없고 매우 한산했다.



꽁꽁 얼어버린 분수.


교대식인듯.


북소리가 귀에 남는다.





창살 너머.


이날은 문을 여는 날이 아니어서 다들 그냥 밖에서만 찍고서 돌아섰다. 이건 궁전 맞은 편 건물.


가는 길에 추로스랑 같이 판다기에 바로 들어갔다;



마드리드의 지하철은 매우 작았고 표지판도 잘 나와있어서 환승하기도 편리했다.



레티로 역에 내렸다. 우리도 저렇게 몇 분 후에 다음 지하철이 오는지 좀 알려줬으면 좋을텐데...


Salida라는 단어, 스페인 여행 내내 볼 수 있었다.


레티로 공원



티센 미술관.

여기도 어찌나 작품들이 많던지... 우리나라에 몇점 왔으면 몰려들 수작들이 여기엔 잔뜩 있었다.
소피아 왕비 센터도 그랬지만 여기도 현대 미술품이 꽤 있었다. (프라도는 좀 고전적임)
'행복한 눈물'로 유명해진 리히텐슈타인의 다른 그림도 있었고..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이 꽤 많았지만
나에게는..



Edward Hopper - Hotel Room, 1931

이 그림에서 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짐도 풀지 않은채 차분히 책을 읽고 있는 여인. 외로움이 묻어나지만 궁색하진 않다.

혼자 하는 여행.
좋은 경치를 볼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누군가와 이것을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
몸상태가 엉망이어도 누구 하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도, 기회를 날리고 싶지않아서 예정된 대로의 스케줄을 감행해야하고, 숙소에 돌아와 텅빈 방에서 다음 스케줄을 혼자 짜고, 어둠 속에 몸을 뉘워야할때..
하지만,
자유롭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것. 즐기기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방이 비었을때 '앗싸- 아무도 안 왔다!'하고 기뻐한다;
아주 가끔, 아주아주 순간적으로 외로움을 느낄때도 있지만 사실 난 이게 더 편해.)

나중에 알아보니 에드워드 호퍼는 이것 말고 다른 호텔 그림들을 많이 그렸더라.
비슷한 느낌.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되는 그의 그림들.
이미 이 그림을 보았을때 난 이 아저씨, 좋아하게 됬어.


전날 소피아 왕비 센터에서도 4시간 넘게 있었는데 여기서도 4시간 넘게 있었다;
여기와서 미술품은 정말 제대로 감상했다. 
미술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장르나 화가들도 잘 모르고. 하지만 찬찬히 보고 있으면 잔잔한 심연을 건드리는,
짠한 그림들이 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고.
각각의 화가들이 담아낸 그들의 열정의 결과물을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이 내겐 무척 소중하다.

미술관을 나와 거리를 거닐다가.. 각종 간식들이 빙빙 돌고 있었다.


스페인에 온 첫날 갔던 museo del jamon의 다른 지점.


맥주를 주문하니 서비스로 초리또가 나왔다. 하몽 세라노가 들어간 빵도 주문하고..

앞에 메뉴판을 보니.. 밑에서 오른쪽으로 세번쨰, 특이해보여서 시도해보았다. 이름은 Rac. de Callos.


스페인식 내장탕 -_-. 한국에 있을때 곱창도 안 먹는 내가 이런 걸 여기서 먹을 줄이야..


매우 쫄깃쫄깃한 것이 융털이 느껴지는 듯;;;;; 웬간하면 다 먹는 나이지만 이미 주문한 빵을 다 먹고 새로운 식감의 은근히 많은 내장탕.. 결국 반도 못 먹었어. 혼자서는 무리야. 앞에 있는 종업원이 이거 다 먹으면 살 찔텐데.. 하는 몸짓을 하고;;




다시 시내 Sol.


외국까지 와서 이런 다국적인 곳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스페인은 자리잡기가 참 힘들었다.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은 특히. 어쩔 수 없이 들어가 지친 다리를 쉬어주었다.

경찰들이 여기저기 보여 치안이 좋은 곳이었다. 우락부락해보이는 경찰들이지만 동료를 만나면 다정히 안고 툭툭 두드리는 모습들... 정이 많은 사람들 같아.



다시 초콜라테리아 산 기네스로 가서 먹어주고.. 하루에 계속 두번씩 초코라떼를 마시게 되었네..


지나가다가 '잉-'거리면서 나에게 도끼질을 하던 아가씨.



이것으로 마드리드 여행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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