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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숙소 2008.10.05

숙소

from abroad/EUROPE without UK 2008. 10. 5. 19:05
베네치아의 샤워실
잠그는 문도 없고 샤워커튼으로 가릴 수만 있다. 행거도 없어서
사람들이 의자를 가져와서 거기에 옷들을 놓는다던가, 샤워커튼봉위의 공간에 걸어놓는다던가
아예 바닥에 놓는다던가.. 진풍경이었다.
내가 쓰던 곳은 어떤 이가 샤워커튼 거는 고리 중 하나를 빼놓았길래 거기에 옷을 담은 봉지를 걸고 샤워를 했다

그래도
네덜란드 유스호스텔- 20년은 족히 넘었을 수용소같은 곳에서 물줄기는 가는데다 몇줄기 나오지도 않고

스위스 유스호스텔- 추운 동네에서 냉수마찰을 한 이후로는

그저 따뜻한 물만 잘 나와주는게 감지덕지다.

그런 숙소들을 거치면서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머문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베네치아의 매트리스는 푹 꺼지는 오래된 것이었다.

하지만 마침 우리에게 배정받은 곳은 전망이 최고였으니 괜찮아.

새벽에 종종 깨서 침대에 들어가 얼굴만 빠꼼히 내민채 베네치아의 야경을 바라보다 잠이 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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